Great man

숙명여대 '르네상스' 이끈 이경숙 총장

min-y 2007. 12. 27. 10:46

숙명여대 '르네상스' 이끈 이경숙 총장

 숙명여대 교수나 동문,직원들은 지난 10년간을 "르네상스 시대"라고 말한다.

1995년에 비해 캠퍼스가 6천여평에서 1만8천여평 규모로 커졌고 각종 단과대 건물과 박물관,연주홀 등 17동의 건물이 새로 들어섰다.

건축 연면적으로 따져 1백27%나 증가했다.

학생수가 1만5천명으로 83% 늘었고 교수도 5백30명으로 1백50%나 급증했다.

최근 6년간 교육개혁추진 우수대학 선정,모바일 캠퍼스 구축,국가고객만족도(NCSI) 3년 연속 1위 등 내용적인 측면도 양적 지표에 뒤지지 않는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최고경영자(CEO)인 이경숙 총장(62)이 있다.

이 대학 출신인 이 총장은 수석 입학,수석 졸업으로 "준비된 총장"이라는 말을 들어왔다.

1994년 이래 3회 연임 직선 총장으로 선출돼 "최장수 직선 총장"기록을 가진 그는 개각 때마다 교육부총리 하마평에 오른다.

지난번 개각때도 김진표 현 교육부총리와 함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숙대 동문들 사이엔 "학교발전을 위해선 입각하지 않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날 정도로 이 총장에 대한 신뢰는 절대적이다.

한 때 발전이 멈춘 대학의 대표적인 케이스로 불리던 숙대가 대학혁신의 모델로 부상하기까지 이 총장의 리더쉽이 결정인 역할을 했다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다.

이 총장은 1994년 3월 7억8천만원의 밀린 세금을 납부하라는 고지서를 받아들고 임기를 시작했다.

1906년 고종황제가 세웠으나 조선왕조가 망한 뒤 학교는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런 침체기를 겪으면서 교수 교직원에서부터 동문들까지 패배주의,냉소주의 만연해 있었다.

이 총장은 "면학 분위기를 쇄신하기위해 건물은 몇년까지 몇동을 짓고,교수는 몇명을 충원하고,시대와 산업변화에 맞춰 어떤 분야를 특화하겠다는 식으로 명확하고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총장 스스로 앞장서서 뛰는 모습을 보이면서 개혁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창학 1백주년이 되는 2006년까지 국내최고를 넘어 세계적인 명문여대로 도약하기위한 토대를 갖춘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1995년 2월22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제2창학을 선언했다.

이날 모교의 정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2천여명의 "아줌마" 동문들이 몰리면서 하루만에 62억원의 발전기금이 모아졌다.

이것이 르네상스의 시발점이었다.

지금까지 8백20억원이 모였다.

이를 자금을 바탕으로 인근 공원용지를 풀어 캠퍼스를 1만2천평이나 넓히고 건물을 새로 올렸다.

대학 내부행정도 기업식으로 바꿨다.

팀제를 도입하고 시스템을 간소화해 인건비를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특수대학원이 12개나 되지만 대학원장은 1명뿐이다.

물품은 온라인 경매를 통해 사들이며 올해부터는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전면 시행하고 교수 연구비도 신용카드를 통해 집행한다.

이렇게 되면서 초강경이던 노조는 지금 활동을 접었다.

이 총장은 2002년 대학총장으로는 처음으로 한국능률협회에서 "한국의 경영자상"을 받았다.

경쟁대학들이 이제 구상중인 특성화를 숙대는 10년전부터 추진해왔다.

이 총장은 "세계적인 대학이 되려면 몇개 분야에선 세계 1등이나 국내 1등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며 "중간규모 대학으로서 특성화시킨 것이 정보화(IT)였다" 라고 설명했다.

큰 대학들이 다 하는 의대나 공대보다는 적은 캠퍼스가 장점이 되는 정보화가 승산이 있다는 계산에서다.

특성화 분야를 정한 뒤에는 재정의 반을 쏟아부을 정도로 집중투자를 했다.

1998년 대학 최초로 캠퍼스 전체에 유무선 랜(LAN)을 구축했고 2002년엔 세계 최초로 모바일 캠퍼스를 완성시켰다.

현재는 유비쿼터스 캠퍼스 조성을 추진중이다.

이런 IT분야 성공의 경험은 다른 부분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2004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학문평가에서 개설 10년만에 언론정보학부가 7위,생명과학부가 6위에 오른 것이 대표적이다.

숙대는 생존전략의 하나로 "문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부설 한국음식연구원이 보유한 조선왕조 마지막 주방상궁인 한희순 상궁의 음식문화와 인간문화재 정재만 교수로 대표되는 전통음악을 접목시켜 외국인이 고급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는 식당을 설립중이다.

이를 위해 문화관광학과를 신설했으며 연주홀도 지어놓았다.

학내에 진출한 프랑스 요리학교 르코드동블루와 연계해 올 9월부터는 수익사업의 하나로 프랑스 식당을 연다.

또 이런 장점을 활용해 캠퍼스를 장래 문화예술캠퍼스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 총장은 "숙대에 있는 정영양자수박물관과 용산 국립박물관,백범 김구기념관 등을 투어코스로 묶는 방안도 용산구 등과 협의해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강점 분야인 TESOL(영어교육전문가),음악치료대학원 등을 통해 졸업생 평생교육과 재정확충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97년 미국 메릴랜드대와 함께 만든 TESOL 과정은 교수 전원을 외국인으로 충원하는 등 획기적 교육방법을 통해 지금까지 모두 4천명 가까운 인원을 배출했다.

이 총장은 "숙대에 한번 입학하면 평생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기계발을 뒷받침 해준다는 방침으로 장기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여성인력의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세계적인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총장의 미래비전은 구체적이다.

2020년 대한민국 리더 10명중 1명은 숙명이 키워내겠다는 것.2002년부터 전공별로 리더십 커리큘럼을 개설하고 전담 교수진이 가르친다.

신입생들은 리더십 교양학부에서 15~18학점을 따야 전공교육에 들어갈 수 있다.

올해 준공된 "1백주년기념관"에 리더십 개발원을 최우선적으로 설치한 것이 이 총장의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총장은 "과거 1백년간 현모양처를 길러내던 숙대의 기본적 인성교육에 현대화된 리더십과 실력을 접목한다면 환영받는 인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 이경숙 총장 약력 ]

1943년 서울 출생

1961년 경기여고 졸

1965년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1975년 미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정치학 박사

1976년 숙명여대 정외과 교수

1981년 제11대 국회의원

1994년~현재 숙명여대 총장

 

994년~현재 숙명여대 13·14·15·16대 총장

2005년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